2014/04/17
2014/04/07
2013/12/02
올해의 영화
최근에 영화를 꽤 많이 봤다. 근래 두 달간 거의 30편은 족히 넘게 본 것 같은데
무얼 봤는지 한 편, 한 편 떠올려 보려 하면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떤 영화를 봐야겠다고 하는 개인적 선정 기준은, 전공 탓인지 거의 포스터가
좌우한다. 주위 영화광 친구에게 추천해달라거나, 네티즌의 별점을 참고하기 보다는
일단 포스터가 훌륭하면 보고 싶은 호기심이 강하게 생기는 편이다. 그렇게해서
기억에 오래 각인되는 명화를 본 적도 많지만, 반대로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시간과 비용이 아까웠던 영화에 붕어처럼 낚인적도 부지기수다. 그 훌륭한
포스터 디자이너가 던진 바늘을 덥석 물었던 잊을 수 없는 대표작이 '돈의 맛'과
'깡철이'이다.
2013년도 아직 한달이 남았지만, 올해 봤던 영화중 가장 기억에 남을 영화를
세편 정도 꼽아봤다. 첫번째로 '우정'에 관해 생각하게 했던 '파수꾼'과
그리고 두번째는 '사랑'에 관해 생각하게 했던 '아무르'와, 마지막 영화는
'상처와 위로'에 관해 생각하게했던 '두더지'이다.
블로그에다 이렇게 세 편을 기록하면서 떠올려보는 이유는 평소 나 같은 경우에
주변에서 최근에 봤던 '재밌는 영화'와, 최근에 들었던 '괜찮은 음악'과 최근에 있었던
'재미난 일' 이 세가지를 물어보면, 도무지 기억을 못해내는 편이라 그런 순간이면
꽤 답답함을 느낀다. 이렇게 적는 동안에 떠오른 것이지만, 세 편만 뽑아 못내
아쉬운 두 편의 영화가 떠올랐다. '스토커'와 '개들의 전쟁'. '스토커'는 친구들을 통해
호불호가 갈리는 면을 봤기때문에 그렇다쳐도 '개들의 전쟁'은 정말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2013/11/30
재미공작소와 친구들 - 야마가타 트윅스터
<재미공작소와 친구들>
1.회기동단편선 2.하헌진 3.강아솔 4.홍혜림 5.이랑밴드
6.김태춘 7.김일두 8.씨없는 수박 김대중 9.시와 10.셀린셀린셀리느
11.404 12.위댄스 13.야마가타 트윅스터
포스터에 라인업을 보고 어떻게해서든 가고 싶었는데 운좋게도 이틀 전 영석이
형이 게스트로 한 명 초대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몇일 전
구루브 구루마에서 한받씨에게 팬이라고 싸인을 부탁하며 '수성랜드'를 사면서
'조만간' 공연에서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공연의 대미에 그가 있어 더욱더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 같다. 마지막 차례의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내 숭고환 자위행위'를 부르며 무대를 뛰쳐나와 내 바로 앞에 있던 의자 다리를
잡고 무릎 꿇은채 '자위댄스'를 했는데, 순간 나를 올려다보며 씩 미소를 짓는
것이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눈의 표정을 볼 수 없어 그 웃음이 영화
'브이포벤데타'의 'V' 처럼 무언가 묘하게 느껴졌는데, 아마도 그때 나를 보며
"어라, 이 놈 그때 '수성랜드' 사갔던 녀석이네!"하고 속으로 반가움과 놀라움에
지었던 미소는 아니였을까.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핸드폰의 시간은
10시 30분, 해가 저문지 한참이었다. 2시에 입장해서 8시간이나 공연을 관람
하고 나왔다니.. 믿기지 않는 사실의 흔적은 허기로 몰려왔다. 지하철을 타기전
문래역 출구 옆에 있던 '국대 떡볶이'를 먹으며, 집으로 돌아오며, 지금 어제의
기억을 글로 남기며 온종일 어제의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퍼포먼스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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