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공작소와 친구들>
1.회기동단편선 2.하헌진 3.강아솔 4.홍혜림 5.이랑밴드
6.김태춘 7.김일두 8.씨없는 수박 김대중 9.시와 10.셀린셀린셀리느
11.404 12.위댄스 13.야마가타 트윅스터
포스터에 라인업을 보고 어떻게해서든 가고 싶었는데 운좋게도 이틀 전 영석이
형이 게스트로 한 명 초대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몇일 전
구루브 구루마에서 한받씨에게 팬이라고 싸인을 부탁하며 '수성랜드'를 사면서
'조만간' 공연에서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공연의 대미에 그가 있어 더욱더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 같다. 마지막 차례의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내 숭고환 자위행위'를 부르며 무대를 뛰쳐나와 내 바로 앞에 있던 의자 다리를
잡고 무릎 꿇은채 '자위댄스'를 했는데, 순간 나를 올려다보며 씩 미소를 짓는
것이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눈의 표정을 볼 수 없어 그 웃음이 영화
'브이포벤데타'의 'V' 처럼 무언가 묘하게 느껴졌는데, 아마도 그때 나를 보며
"어라, 이 놈 그때 '수성랜드' 사갔던 녀석이네!"하고 속으로 반가움과 놀라움에
지었던 미소는 아니였을까.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핸드폰의 시간은
10시 30분, 해가 저문지 한참이었다. 2시에 입장해서 8시간이나 공연을 관람
하고 나왔다니.. 믿기지 않는 사실의 흔적은 허기로 몰려왔다. 지하철을 타기전
문래역 출구 옆에 있던 '국대 떡볶이'를 먹으며, 집으로 돌아오며, 지금 어제의
기억을 글로 남기며 온종일 어제의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퍼포먼스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