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화를 꽤 많이 봤다. 근래 두 달간 거의 30편은 족히 넘게 본 것 같은데
무얼 봤는지 한 편, 한 편 떠올려 보려 하면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떤 영화를 봐야겠다고 하는 개인적 선정 기준은, 전공 탓인지 거의 포스터가
좌우한다. 주위 영화광 친구에게 추천해달라거나, 네티즌의 별점을 참고하기 보다는
일단 포스터가 훌륭하면 보고 싶은 호기심이 강하게 생기는 편이다. 그렇게해서
기억에 오래 각인되는 명화를 본 적도 많지만, 반대로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시간과 비용이 아까웠던 영화에 붕어처럼 낚인적도 부지기수다. 그 훌륭한
포스터 디자이너가 던진 바늘을 덥석 물었던 잊을 수 없는 대표작이 '돈의 맛'과
'깡철이'이다.
2013년도 아직 한달이 남았지만, 올해 봤던 영화중 가장 기억에 남을 영화를
세편 정도 꼽아봤다. 첫번째로 '우정'에 관해 생각하게 했던 '파수꾼'과
그리고 두번째는 '사랑'에 관해 생각하게 했던 '아무르'와, 마지막 영화는
'상처와 위로'에 관해 생각하게했던 '두더지'이다.
블로그에다 이렇게 세 편을 기록하면서 떠올려보는 이유는 평소 나 같은 경우에
주변에서 최근에 봤던 '재밌는 영화'와, 최근에 들었던 '괜찮은 음악'과 최근에 있었던
'재미난 일' 이 세가지를 물어보면, 도무지 기억을 못해내는 편이라 그런 순간이면
꽤 답답함을 느낀다. 이렇게 적는 동안에 떠오른 것이지만, 세 편만 뽑아 못내
아쉬운 두 편의 영화가 떠올랐다. '스토커'와 '개들의 전쟁'. '스토커'는 친구들을 통해
호불호가 갈리는 면을 봤기때문에 그렇다쳐도 '개들의 전쟁'은 정말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